맥주칼럼 2편 - 하이네켄

글 |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외과 배상준

네덜란드 사람들의 하이네켄에 대한 자부심은 아주 대단합니다. KLM(네덜란드 항공) 비행기에서도 하이네켄만 제공됩니다. 한번은 제가 KLM에 탑승하여 “Any other beer in this plane?” 이라고 묻자, 승무원이 씨익~ 웃으며 제게 다시 질문하였습니다. “Any other beer in the world?”

유럽 학회를 갈 때 직항 노선이 없는 도시를 방문하는 경우, 저는 KLM(네덜란드 항공)을 종종 이용합니다. 2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갈아타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동안 암스테르담 공항 라운지에서 무제한 마실 수 있는 하이네켄 생맥주가 너무 좋아서이고, KLM은 대한항공과 코드 쉐어를 하므로 네덜란드 항공권을 싸게 구입하고 실제 탑승은 대한항공으로 갈 수 있어서입니다. 200만원대 초반에 유럽 왕복 대한항공 비니지스 항공권을 살 수 있는 셈입니다. 국적기에 탑승하면 미녀 승무원들이 많아서 기분도 좋아집니다.

 

하이네켄은 세계 3위의 초대형 맥주 기업입니다. 네덜란드의 대표 맥주 하이네켄을 비롯하여 약 170개 이상의 맥주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큰 회사입니다. 참고로, 세계 1위 맥주 기업은 OB 맥주와 버드와이저를 가지고 있는 AB-InBev이고, 밀러를 만드는 SAB-Miller가 세계 2위 맥주 기업입니다. 

언젠가 암스테르담을 경유하여 귀국할 때였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유 시간은 2시간 정도가 딱 좋은 간격입니다만, 이번엔 일부러 암스테르담 체류 시간을 10시간 정도로 길게 잡았습니다. 하이네켄 익스피리언스(Heineken Experience)를 방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반 고흐미술관,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이 있는 곳에서 5분 거리에 있는 이곳은 1988년까지 맥주 공장으로 사용되었고, 이후 하이네켄 박물관/체험관으로 운영되는 곳입니다. 암스테르담을 방문하면 꼭 가 보셔야 할 곳이기도 합니다. 

모든 맥주 공장(박물관) 투어처럼, 이곳에서도 하이네켄의 역사 설명에 이어 맥주 기본 상식에 대해 설명하는 코스로 진행됩니다. 영어를 못한다고 걱정할 이유는 없습니다. 대충 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이네켄 2잔과 교환할 수 있는 코인도 제공됩니다. 반 고흐미술관과 암스테르담 국립박물관에서 고흐와 렘브란트를 공부하고 이곳에 방문한 후 마시는 하이네켄 2잔은 너무 환상적인 맛입니다. 시간 여유와 체력이 된다면 VIP tour를 추천합니다. VIP room 에 데리고 들어가서 5종류의 맥주를 비교 시음하게 해 줍니다. VIP tour 신청했다가 너무 신나게 마시다 보면 귀국 비행기를 놓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네덜란드인들의 자부심인 하이네켄 맥주는 라거(Lager)맥주입니다. 1861년 파스퇴르 할아버지가 알코올 발효 과정은 효모가 필요하다는 것을 발견한 후 효모는 크게 2종류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집니다. 약 20도 전후의 상온에서 빨리 발효를 마치는 효모(에일 효모)와 10도 전후의 차가운 온도에서 천천히 발효를 진행하는 효모(라거 효모)입니다. 에일 효모로 발효시킨 맥주를 에일 맥주, 라거 효모로 발효시킨 맥주를 라거 맥주라고 부릅니다.

라거 맥주는 청량감, 깔끔한 맛을 내기 유리합니다. 우리나라 맥주 대부분이 라거 맥주입니다. 퇴근 후 샤워하고 완샷하기 좋은 느낌입니다. 반면 에일 맥주는 청량감보다는 향을 내기 유리합니다. 라거처럼 벌컥벌컥 마시지 않는 대신 와인처럼 홀짝홀짝 마시기 좋습니다. 라거 맥주건 에일 맥주건 제게 가장 맛있는 맥주는 “남이 사주는 맥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