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시대를 살아가는 new normal 찾아

글 | 일산백병원 외과 엄은혜

Drummer Dreamer (드러머를 꿈꾸며)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성 역할을 강요하지 않는 가정 분위기 덕분에 어릴 적부터 활동적인 아이로 자랐다. 그렇기에 가만히 앉아서 하는 활동보다는 몸을 움직이는 취미를 즐기는 편이며 작년까지만 해도 성인 남자 사회인야구팀에서 함께 야구를 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COVID-19가 확산되면서 나로 인한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단체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으로 판단되어 일체의 취미활동을 중단하고 직장과 집만 오가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사회와 단절된 생활에서 오는 단조로움과 반복적인 일상의 지루함에서 벗어나 혼자서도 즐길 수 있는 취미활동에 대해 관심이 생겼다. 의료인이다 보니, 적극적인 사회적 격리를 지키면서 불특정 타인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독립된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취미를 생각하다가, 어릴 적에 교회에서 정해진 연주자가 갑자기 결석을 했을 때, 이른 바, ‘대타’로 기용되어 한두 번씩 드럼을 쳤던 기억이 떠올랐다. 직장이나 집과 가까운 곳에 드럼을 칠 수 있는 곳이 있나 하고 알아보던 중에 마침 직장 바로 옆에 드럼 연습실이 있어서 드럼 연주를 시작하게 되었다.

연습실은 5개의 개별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방은 이중방음처리가 되어 있고, 각 방에는 각각 한 셋트의 트럼과 스피커가 준비되어 있고 로비에는 드럼 패드로 연습하는 공간이 있었다. 레슨은 주1회, 회당 1시간씩을 기본으로 하며, 처음에는 운동 전 스트레칭처럼 드럼 위에서 스틱 컨트롤의 기본 테크닉을 익히기 위한 ‘루디먼트’와, 다양한 ‘리듬패턴’을 배운다. 점점 익숙해지면 이를 이용한 대표적인 패턴을 응용한 곡들을 연주하면서 드럼 연주 실력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개별 연습실이 준비되어 있어서 미리 시간 조율을 하면 언제든 원하는 시간에 개별 연습을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연습실이 많아서 대부분 내가 원하는 시간에 연습이 가능하다. 나처럼 취미로 배우는 사람들도 있지만,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어서 가끔 그들의 연주를 듣고 있자면, 동기부여가 되어 더 열심히 연습을 하게 되기도 한다. 

처음 레슨을 받는 날에는, 스틱을 잡는 방법부터 배운다. 그리고 실제 드럼이 아닌 연습패드에서 스틱으로 패드를 치는 방법과 기본적인 악보 보는 방법 등을 배우게 된다. 이 단계를 지나고 나면, 비로소 드럼 셋트로 이동하여 실제 드럼을 마주하며 본격적으로 드럼과 친해지는 과정으로 넘어간다. 다른 악기나 운동을 배울 때와 마찬가지로, 본격적인 레슨을 시작하기 전에, 기본이 되는 ‘루디먼트’로 손목을 풀고, 그 다음에 각 상황에 맞는 ‘리듬패턴’을 연습한 후에, 음악에 맞추어 드럼을 연주한다. 그리고 연주가 끝나고 나면 피드백을 통해 잘한 점과 잘못한 점을 점검한다.

한 곡을 어느 정도 마스터하고 나면 그제서야 다음 곡으로 넘어갈 수 있게 된다. 다음 곡에서 중점적으로 연습해야 하는 부분들을 집중적으로 레슨을 받은 후에 개인 연습 시간을 갖는다. 새로운 운동을 처음 배울 때와 흡사하다. 

보통은 한 주에 한 곡씩 진행하게 되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나의 연주 전체를 영상으로 찍어서 (유투브 등에서 업로드하고) 피드백을 받는다. 동영상을 촬영하면서 연주를 하고 있노라면, 마치 내가 무대에서 혹은 오디션 방송 등에 출연하여 연주를 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언젠가 실제 무대에 올라 많은 관객 앞에서 연주하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르는데, 그 상황을 미리 경험하는 듯 하여 좋은 자극이 되기도 한다.

처음에는 느린 8분음표로 시작해서, 점점 빨라지는 16분음표, 악센트, 더블 스트로크 순으로 루디먼트 연습을 한다. 개인의 취향을 존중한 곡 선택이 가능하여, 나는 주로 팝송과 CCM을 연습하곤 하는데, 처음에는 느리게 60 BPM 정도로 시작하여 보통 사람이 걷는 속도인 110 BPM 에서 120 BPM으로 속도를 빠르게 한다. 여기까지는 잘 되었는데, 최근 속도를 좀더 높여 150 BPM에 도전하였는데, 아직은 무리였다. 빠른 스틱 움직임으로 인한 손목의 통증과 몸과 마음이 따로 놀면서 겪게 되는 좌절을 경험하였다. 역시 연습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다. 꾸준한 연습의 결과 이제는 9곡 정도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신나게 드럼을 치고 있다 보면 어느 새 무념무상의 상태에 빠지게 되면서 쌓였던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COVID-19의 대유행으로 인해 하루하루 답답함과 지루함 속에서 지내고 있다면, 새로운 취미를 배우면서 일상에서의 작은 행복도 찾고, 새로운 모습의 ‘나’를 발견해 보는 건 어떨까요? 혹시라도 Drummer를 꿈꾸는 분이 계시다면, 작은 팁 하나 말씀드립니다.

한 시간 동안 신나게 드럼을 치다 보면 스트레스는 풀리지만, 자칫 100dB의 소음에 오래 노출되어 난청의 위험도가 증가될 수 있으니, 꼭! 커널형 이어폰 혹은 귀마개를 준비하시기를 권유합니다. 내 귀는 소중하니까요^^ 마지막으로 Drummer Dreamer (드러머를 꿈꾸는) 3개월차 ‘드린이’의 연주 동영상을 링크해 봅니다. 아직은 어설프지만, 재미있어 보이지 않나요? ^^